
저번 글에서 발가락 전이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드렸죠.
수술이 무사히 끝났고
괴사되지 않고 조직들도 모두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고비를 넘겼을 뿐,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죠.
오늘은 각 수술의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수술법을 사용하게 되는지
하나씩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발가락 전이술, 그 이후의 문제
1) 발의 불편함

이런 발 사진을 처음 보셨을 때
이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죠.
'첫 수술 때 발 정렬도 고려했다면
수술이 한 차례로 끝나지 않을까?'
왜 이렇게 여러번의 수술을 진행하는지
불만을 가지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수술실 내 우선순위 때문인데요.
수술장에서는 발가락 절단과
손가락 접합이 동시에 신속하게 이뤄집니다.
무사히 접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발의 모양은 2차적인 문제인거죠.
둘째는 담당분야의 차이입니다.
손과 발은 비슷해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많거든요.
그렇기에 손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선생님들은
발 모양 교정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두 번째 이유입니다.

하지만 발의 모양이 틀어져있을 경우
땅에 발을 딛는 동작이 불안정해지고,
걷는다는 행위도 어색해질 뿐더러
사진으로 보다시피
발가락 하나가 없다는 게 눈에 탁 띕니다.
이런 불편을 덜어드리기 위해
발의 모양을 다듬는 수술을 진행해볼게요.
수술은 한 발씩 진행될 거구요.
수술 후에는 발의 균형이 맞춰져
걷는 것도 좀 더 편해지고 외관도 좋아질 겁니다.

발 모양을 보면 엄지와 새끼 발가락쪽의
정렬이 무너진게 보이시죠.
발의 정렬을 맞춘다고 해서
특별히 다른 수술법이 있는 건 아니고
무지외반증, 소건막류 수술 방법으로
툭 튀어나와 불편을 주는 부분은 잘라내고,
넓어진 간격을 좁혀주고,
전반적인 밸런스를 잡아주는 식으로
수술이 진행됩니다.

새끼 발가락의 중족골,
엄지 발가락의 중족골과 근위지골을 절골하여
일자로 바르게 맞춰주고
2차 수술을 위해 남겨뒀던 두번째 발가락은
잘 회복된 지금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아
이번에 같이 제거해주었어요.
이전과 비교하면
엑스레이 사진만 봐도
전반적인 밸런스가 잘 맞는 느낌이죠.

실제 발 사진으로
수술 전 후를 비교해볼까요.
수술 전에는 발가락 하나가 없다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지만,
수술 후에는 얼핏 봐서는
크게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지 않나요?
이처럼 한 번의 수술이 더 진행되면
생활에 불편하지 않으면서
예쁜 발 모양을 만들 수도 있으나,
환자 분들이
입원과 수술을 반복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제 계획 중 하나는
'발가락 전이술 후 남아있는 발의 불편함에도
관심을 가지자'는 가이드라인을 제안하는 겁니다.
2) 손가락의 불편함

쉽지 않은 여러번의 수술을 거쳐
다행히 잘 회복 되었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손 모양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중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끝마디 부분이 너무 길고 삐뚤어져있죠.
이 경우에도
단순히 외관상의 문제만은 아닐겁니다.
손 사용이 부자연스럽고 불편하니까
움직이기를 꺼리게 되고,
그러다보니 내부 조직들이
얼기설기 굳어버리는 악순환이죠.
우선 '무사히 발가락을 손가락으로 살리는'
우리의 초기 목표를 달성했으니
그 다음 모양을 정렬하는 건
앞선 수술들 보다는 쉬울겁니다.

중지와 약지는 뼈 길이를 줄여주었고
최초 사고 시 골절되었던 새끼손가락은
각도만 교정 해주었습니다.
앞선 수술에서는 핀을 사용해 고정을 했지만
뼈가 잘 붙지 않는 상황이라
이번 수술에는 스크류로 단단하게 고정해봅니다.
이 스크류는 제거하지 않고 둘 계획이구요.

끝 마디가 한 번 더 꺾여있던
수술 전 사진과 비교해보면
손가락의 정렬이 잘 맞아 보이죠.
이대로 별 문제없이 회복된다면
사용하시는 데에도 큰 어려움은 없을겁니다.

뼈의 정렬을 맞췄으니 이제
밖으로 보이는 살의 모양도 다듬어볼게요.
발가락은 온 몸의 체중을 지탱할 임무가 있어
손가락보다 오동통하고 투박하게 생겼죠.
피부도 더 두껍구요.
하지만 이제는 손가락으로서의 기능을 해야합니다.
부자연스럽게 두툼한 부분을 절개하고
타이트하게 다시 꼬매서
얄쌍하고 자연스럽게 부피를 줄여줄 수가 있습니다.

실제 손 사진을 봐도
이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진 모양이죠.
수술하지 않은 손가락처럼
완전히 굽힐 순 없지만
이정도면 생활하는 데에
큰 무리없이 사용하실 수 있을겁니다.
수술이 잘 끝났다고해서
그게 완벽한 수술 결과로 이어지진 않죠.
환자의 혈액순환 상태, 염증 체질인지,
뼈가 잘 붙는 편인지 등 다양한 이유때문에
연부조직에 문제가 생기기도,
골유합이 지연되기도 하거든요.
오늘 사례의 환자 분도
최초 재접합 수술 후에
손이 새카맣게 색이 변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으셨기에
지금도 마음이 쓰이는 환자 분이에요.
잘린 손가락을
그 자리 그대로 다시 붙이는것도
쉽지 않으니,
더욱이 발가락을 옮겨 붙이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수술인건 맞지만
그래도 한 번에 무사히 수술이 끝났더라면, 하는
속상한 마음도 듭니다.
몇 년에 걸친 여러번의 수술이 있었고
항상 좋은 결과가 있던 건 아니었음에도
그래도 저를 믿고 치료과정을 잘 따라주셔서
몹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