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사례

발가락으로 손가락을 만든 뒤

운영자

2026.04.17

 

저번 글에서 발가락 전이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드렸죠.

​

수술이 무사히 끝났고

괴사되지 않고 조직들도 모두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고비를 넘겼을 뿐,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죠.

​

오늘은 각 수술의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수술법을 사용하게 되는지

하나씩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발가락 전이술, 그 이후의 문제

1) 발의 불편함

 

 

이런 발 사진을 처음 보셨을 때

이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죠.

​

'첫 수술 때 발 정렬도 고려했다면

수술이 한 차례로 끝나지 않을까?'

​

왜 이렇게 여러번의 수술을 진행하는지

불만을 가지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

첫째는 수술실 내 우선순위 때문인데요.

수술장에서는 발가락 절단과

손가락 접합이 동시에 신속하게 이뤄집니다.

무사히 접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발의 모양은 2차적인 문제인거죠.

​

둘째는 담당분야의 차이입니다.

손과 발은 비슷해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많거든요.

그렇기에 손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선생님들은

발 모양 교정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두 번째 이유입니다.

 

https://www.flickr.com/photos/liverpoolhls/10818987805/in/photostream/

 

하지만 발의 모양이 틀어져있을 경우

땅에 발을 딛는 동작이 불안정해지고,

걷는다는 행위도 어색해질 뿐더러

​

사진으로 보다시피

발가락 하나가 없다는 게 눈에 탁 띕니다.

​

이런 불편을 덜어드리기 위해

발의 모양을 다듬는 수술을 진행해볼게요.

​

수술은 한 발씩 진행될 거구요.

수술 후에는 발의 균형이 맞춰져

걷는 것도 좀 더 편해지고 외관도 좋아질 겁니다.

 

 

발 모양을 보면 엄지와 새끼 발가락쪽의

정렬이 무너진게 보이시죠.

​

발의 정렬을 맞춘다고 해서

특별히 다른 수술법이 있는 건 아니고

무지외반증, 소건막류 수술 방법으로

​

툭 튀어나와 불편을 주는 부분은 잘라내고,

넓어진 간격을 좁혀주고,

전반적인 밸런스를 잡아주는 식으로

수술이 진행됩니다.

 

 

 

 

새끼 발가락의 중족골,

엄지 발가락의 중족골과 근위지골을 절골하여

일자로 바르게 맞춰주고

​

2차 수술을 위해 남겨뒀던 두번째 발가락은

잘 회복된 지금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아

이번에 같이 제거해주었어요.

​

이전과 비교하면

엑스레이 사진만 봐도

전반적인 밸런스가 잘 맞는 느낌이죠.

 

 

 

 

실제 발 사진으로

수술 전 후를 비교해볼까요.

​

수술 전에는 발가락 하나가 없다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지만,

수술 후에는 얼핏 봐서는

크게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지 않나요?

 


 

이처럼 한 번의 수술이 더 진행되면

생활에 불편하지 않으면서

예쁜 발 모양을 만들 수도 있으나,

​

환자 분들이

입원과 수술을 반복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발생합니다.

​

그래서 앞으로는 제 계획 중 하나는

'발가락 전이술 후 남아있는 발의 불편함에도

관심을 가지자'는 가이드라인을 제안하는 겁니다.

 

 

 

2) 손가락의 불편함

 

 

쉽지 않은 여러번의 수술을 거쳐

다행히 잘 회복 되었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손 모양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

중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끝마디 부분이 너무 길고 삐뚤어져있죠.

​

이 경우에도

단순히 외관상의 문제만은 아닐겁니다.

​

손 사용이 부자연스럽고 불편하니까

움직이기를 꺼리게 되고,

그러다보니 내부 조직들이

얼기설기 굳어버리는 악순환이죠.

​

우선 '무사히 발가락을 손가락으로 살리는'

우리의 초기 목표를 달성했으니

그 다음 모양을 정렬하는 건

앞선 수술들 보다는 쉬울겁니다.

 

 

중지와 약지는 뼈 길이를 줄여주었고

최초 사고 시 골절되었던 새끼손가락은

각도만 교정 해주었습니다.

​

앞선 수술에서는 핀을 사용해 고정을 했지만

뼈가 잘 붙지 않는 상황이라

이번 수술에는 스크류로 단단하게 고정해봅니다.

이 스크류는 제거하지 않고 둘 계획이구요.

 

 

끝 마디가 한 번 더 꺾여있던

수술 전 사진과 비교해보면

손가락의 정렬이 잘 맞아 보이죠.

​

이대로 별 문제없이 회복된다면

사용하시는 데에도 큰 어려움은 없을겁니다.

 

 

뼈의 정렬을 맞췄으니 이제

밖으로 보이는 살의 모양도 다듬어볼게요.

발가락은 온 몸의 체중을 지탱할 임무가 있어

손가락보다 오동통하고 투박하게 생겼죠.

피부도 더 두껍구요.

​

하지만 이제는 손가락으로서의 기능을 해야합니다.

부자연스럽게 두툼한 부분을 절개하고

타이트하게 다시 꼬매서

얄쌍하고 자연스럽게 부피를 줄여줄 수가 있습니다.

 

 

실제 손 사진을 봐도

이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진 모양이죠.

​

수술하지 않은 손가락처럼

완전히 굽힐 순 없지만

이정도면 생활하는 데에

큰 무리없이 사용하실 수 있을겁니다.

 


 

 

 

수술이 잘 끝났다고해서

그게 완벽한 수술 결과로 이어지진 않죠.

​

환자의 혈액순환 상태, 염증 체질인지,

뼈가 잘 붙는 편인지 등 다양한 이유때문에

연부조직에 문제가 생기기도,

골유합이 지연되기도 하거든요.

​

오늘 사례의 환자 분도

최초 재접합 수술 후에

손이 새카맣게 색이 변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으셨기에

지금도 마음이 쓰이는 환자 분이에요.

​

잘린 손가락을

그 자리 그대로 다시 붙이는것도

쉽지 않으니,

더욱이 발가락을 옮겨 붙이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수술인건 맞지만

​

그래도 한 번에 무사히 수술이 끝났더라면, 하는

속상한 마음도 듭니다.

​

몇 년에 걸친 여러번의 수술이 있었고

항상 좋은 결과가 있던 건 아니었음에도

그래도 저를 믿고 치료과정을 잘 따라주셔서

몹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