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사례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 듀피트렌 구축

운영자

2026.04.17

 

'듀피트렌 구축'이라는 병명은 조금 생소하시죠.

이 병의 이름은 두 단어가 합쳐진 건데요.

​

'듀피트렌'은 이 병을 처음 발견한 의사 이름이고

'구축'은 손가락, 관절 등이 굳어서 수축하면서

제대로 펴지지 않고 구부러진 상태를 뜻해요.

 

 

듀피트렌 구축의 발병은

손바닥의 섬유조직이 서로 엉겨 붙고 단단하게 굳어지면서

시간이 갈 록 조직이 두껍고 짧아지며 시작됩니다.

​

이 병의 특이한 점은

수술 후 잘 안움직여 생긴 구축도 아니고

다친 적도 없는데도 손이 굳는다는 거죠.

​

손이 점점 오그라들듯이 굽어지고

억지로 펴보려고해도 잘 되지 않아

손가락 사용이 점점 어려워지게 됩니다.

​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건 아직 없지만

흡연, 음주, 당뇨 등이 영향을 주는걸로 알려져있고,

손을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 발생하기 쉬우며

특정 인종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의견도 있더라구요.

​

보통 '구축' 자체는 통증을 유발하지 않지만

아프지 않다고 멀쩡한 건 아니죠.

생활 속 불편함이 생기는 게 문제입니다.

​

굳어버린 손으로는

바닥을 짚고 일어나기도 어렵고

무언가를 움켜쥐는 것도 쉽지 않죠.

​

이런 불편함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면

수술을 고려해봅니다.

 


 

 

오늘 사례의 주인공은 90세에 가까운

매우 고령의 환자 분이셨어요.

​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손바닥의 섬유종이 굳어 육안으로도 보이고

그에 따라 손가락까지 굽어졌네요.

​

양 손 모두 증상이 있긴하지만

좌측 3,5번째 손가락이 비교적 더 심하고

우측 4번째 손가락은 덜 한 편이죠.

​

​

듀피트렌 구축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고

병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증상 초기에 바로 수술하는 걸 추천드리지 않아요.

 

 

초기에는 약물치료, 운동물리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를 먼저 해보다가

어느정도 안정기가 되어

더 이상 증상이 진행되지 않는 시점이 오면

그 때 수술을 권하게 되죠.

​

수술 방법 중에는 절개 없이

하키나이프 같은 기구로 수술하는 방법도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아서 궁극적으로는

병적 근막절개술을 진행하게 됩니다.

 

 

 

수술과정

 

 

기구로 억지로 펴려고 해도 쉽지 않고

단단히 굳어버린 힘줄은 팽팽합니다.

​

수술은 증상이 심한

왼쪽 손만 진행했는데요.

​

수술방법 자체는 어렵진 않습니다.

피부를 열고 들어가서

그 아래 단단하게 굳어버린 근막을 잘라내는거죠.

하지만 문제는 수술 부위가 '손'이라는 건데요.

​

손에는 많은 신경과 혈관이 몰려있기 때문에

다른 조직에 손상을 가하지 않도록

수술을 끝마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술과정

 

 

피부를 절개하고 들어가보니

굳어진 섬유조직이 보이네요.

​

구축된 상태라 주변 신경, 혈관, 힘줄 등이

밀착된 상태이므로

신경과 혈관을 박리해둡니다.

 

 

 

미리 확인한 신경 혈관 구조물을 피해

변형된 근막을 조심히 제거해봅니다.

​

이건 아마 근막과 굳은 섬유질 등이

엉켜버린 조직일거예요.

오랜시간 굳어져 꽤 큼직하죠.

 

 

 

 

혹을 떼어내니

이제 가려져있던 힘줄도 활차도 보입니다.

​

힘줄의 움직임을 확보하고

굳어진 관절을 풀어주면

손을 움직이기 더 수월할 겁니다.

 

 

 

이제 절개했던 피부를

다시 봉합해주면 수술이 끝납니다.

​

절개 모양이 조금 특이하죠?

아래에서 설명드릴게요.

 

 

 

 

 

 

봉합한 모양이 지그재그인 이유

일자로 절개하고 봉합할 때는 여러 개의 Z자 모양으로 봉합

 

수술 봉합한 모양이

번개 모양인 것 보이시나요?

성형외과에서 주로 사용하는

'지플라스티(Z-plasty)'라는 방식인데요.

​

절개할 때는 세로로 죽 일자로 절개하고

봉합할 때 여러개의 Z자 모양으로 봉합하는 이유는

​

1) 흉터의 형태와

2) 기능상의 이유 때문입니다.

 

 

우선 흉터의 형태 관점에서 볼게요.

수술을 위해서는 세로로 절개해야하지만

손바닥의 주름은 가로 방향으로 되어있죠.

​

가로 주름이 없는 부분에서는 세로로,

주름이 있는 부분은 가로로,

지그재그로 봉합하면

원래의 움직임 선을 따라 흉터가 생기니

흉이 눈에 덜 띄고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또 기능상의 이유도 있는데요.

내부 구조물이 구축되었다는 건

구축된 조직을 덮은 피부 역시

수축되어있다는 의미입니다.

​

이 수축된 피부를 길게 늘리려면

세로로 더 많은 피부가 필요해지죠.

​

여러개의 Z 자 모양으로 봉합하면

폭은 좁게, 길이는 길게 봉합할 수 있지요.

​

단순히 흉터를 작게 만드는 게 아니라

피부의 움직임과 기능을 고려한 봉합 방법입니다.

 

 

수술 후 회복과정을 거치면

이렇게 손가락을 잘 펼 수 있게 됩니다.

움직이기도 훨씬 수월하겠죠.

​

수술 후 만족도가 높으셨는지

거의 회복이 된 시점에 반대쪽 손도

수술하길 원하셨어요.

​

수술 방법은 동일하게 진행됩니다.

 

 

 

육안으로 봐도

4번째 손가락에

증상이 제일 심해보이죠.

​

이 부분만 수술하면 되겠습니다.

 

 

 

 

피부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보니

역시 굳은 섬유질과 근막 등이

엉켜버린 조직이 보입니다.

​

내부 구조물이 다 가려져버렸죠.

 

 

 

 

이 혹을 조심히 떼어내면

그제서야 안의 구조물들이 보입니다.

​

또 신경과 혈관을 박리해서

오랜시간 굳어진 연부조직을 풀어줄게요.

 

 

 

 

이정도 크기의 혹이

손바닥에 붙어있으니

움직임의 제한이 생긴 게 당연하죠.

​

혹시 모르니 떼어낸 조직은

조직검사를 해보기로 합니다.

 

 

 

 

 

 

수술 후 회복

 

수술 후에는

보통 1주 정도 입원을 권합니다.

상처 관리도 하고 실밥도 제거하기 위함이죠.

​

봉합하는 과정에서 피부가 늘어나있으니

피부가 얇아지기도하고 약해지기도 해

회복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거든요.

​

또 다시 구부러지는 걸 막기 위해

손을 다 편 상태로 깁스나 스프린트,

보호대 등으로 고정해둡니다.

​

고정해두는 기간은

짧게는 한달, 길게는 3개월 정도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양손을 모두 수술한 뒤에는

이렇게 손을 잘 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흉터도 잘 보이지 않죠.

​

수술 한 번으로 이 상태가

평생 유지되면 좋겠지만

몸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어

꾸준히 관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수술 후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마사지,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면서

다시 굳지 않도록 관리해주면

손의 모양도 기능도

자연스럽게 사용하실 수 있을겁니다.

 


 

'듀피트렌 구축'은 이름이 생소하지만

명확한 병명을 몰랐을 뿐

손가락이 굳고 펴지지 않는 증상으로

내원하시는 환자 분들은 꽤 많습니다.

​

그 중에서도 60대 이상 남성 분이 많은데

저는 '이제 시작입니다'라고 말씀드려요.

보통은 80대까지도 점차 진행이 되기 때문이죠.

​

선생님들마다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완숙기'에 수술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발병 초기에는 병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될 지 알 수 없거든요.

​

3번째 손가락에 증상이 시작되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5번째 손가락까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혹은 어느 시점에 멈출 수도 있죠.

​

만약 초기에 서둘러 수술을 해버리면

추후 재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수술을 최대한 미루는 게 낫지 않나,하는 의견입니다.

​

사실 정답이 정해져 있는건 아니기에

초기라 하더라도 생활이 너무 불편해서

환자 분이 수술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도 있겠죠.

​

중요한 건 환자 분의 상황, 증상 정도 및

병의 진행상태를 고려해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가, 인데

​

그러기위해서는 병원을 선택하실 때

'수술을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장단점을 충분히 설명해주는지',

'수술 과정과 결과에 대해 설명해주는지'와 같은

기준을 세워두시는 게 좋아요.

​

저 또한 앞으로도 환자 분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드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공부하고

환자 분들 입장에서 고민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