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사례

손가락 절단 후 재접합 및 유리피판술

운영자

2026.04.21

 

사고는 조심한다고 해도

피할 수 없이 순식간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

불의의 사고로

손가락이 절단된 상황에서

환자가 할 수 있는 수술 선택은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요.

​

① 절단된 채로 봉합하여 마무리

② 절단된 부위를 재접합하기

③ 발가락 등으로 손가락 새로 만들기

​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환자 분들은

원래의 내 손가락을,

원래 있던 그 자리 그대로

복구하시길 원하세요.

​

절단 부위를 잘 챙겨오셨고,

골든 타임내에 도착했다면

'재접합 수술'은 해볼만한 선택지입니다.

 

[손가락 절단 후 재접합의 기본 과정]

 

이전 글에서 설명드렸던 재접합은

절단 부위가 깔끔하여 성공적으로 수술이 진행되었죠.

​

하지만 보통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

기계에 말려들어가거나 찝히면

이리저리 눌리고 찢기기에

손상된 조각을 모두 챙기기도 어려우며

없던 일처럼 완전한 복원은 어렵죠.

​

오늘의 환자 분은

손상 정도가 심하여

여러차례 수술이 진행된 이야기입니다.

 

 

 

실제 사례

 

 

실제 사진은 무서울 수 있어

엑스레이 사진으로 대체해봅니다.

사진 상 윗부분에 있는 조각들이 잘린 손가락이에요.

​

이 환자 분은 중지부터 소지까지

프레스기계에 눌려 손상된,

'압궤 손상 절단' 상태로 내원하셨어요.

​

중지, 약지는 아예 절단되었고

마지막 새끼손가락은

골절인 상황이었죠.

​

절단 부위를 잘 챙겨오시긴 했지만

많은 피부가 뭉그러지고 으깨졌기때문에

접합 수술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

많은 경험이 쌓이다보면

앞으로의 치료과정이 눈에 그려지기도 하죠.

​

긴 과정이 될 것 같다는 상황 설명을 드리고

우선 최초 접합을 시도했습니다.

 

 

 

손가락 절단 후 재접합 수술과정

 

 

최초 접합 과정은

이전 글에서 설명드렸던 것 처럼

​

피와 다른 이물질이 묻어있는

조직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

힘줄, 혈관 등의 내부 구조물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끔 분리합니다.

​

그 후에는 뼈, 힘줄, 혈관, 신경을

차례대로 연결하죠.

 

 

혈관이 잘 연결되었다면

피 공급이 원활해지고,

그 피로 인해 피부와 조직들이 살아날겁니다.

​

위의 사진은 그냥 보기에는 온통 까매서

괴사해버린 죽은 살 같아 보이지만,

피딱지들을 제거해보면

전반 적으로는 무사히 회복 중인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은

주변 다른 살과는 다르게

회복되지 않고 괴사되었는데요.

​

회복되는 2~3주 간 지켜보면서

다음 과정을 빠르게 판단해야하는데,

이때 방향성을 잡는게 몹시 중요해요.

​

심하게 으깨진 부위라면

모든 부분이 완벽하게 살아나긴 어려울테니

다음 치료를 어떻게 진행해야할지,

이대로 포기할지 다른 대안을 시도해볼지

선택해야합니다.

​

만약 살이 스스로 차오르지 않을 것 같다면

'피부이식'이나 '피판술'이라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유리피판술 수술과정

 

피부이식은 많이 들어보셨을텐데

피판술은 뭔가 싶으시죠.

​

피부이식은 단순히 피부만 가지고 오지만

피판술은 그 아래에 있는 혈관까지,

필요하다면 신경까지도​ 가져올 수 있기에

매우 복잡한 미세 수술로 분류됩니다.

​

없어진 피부를 정상두께로 회복하고

감각까지 살릴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이지만

그만큼의 성과가 있다고 할까요.

 

 

이번 사례에서는

발가락 살을 가지고오기로 합니다.

​

손바닥과 가장 유사한 성질을 가지면서

조직이 조금 없어지더라도

외관 상으로 크게 티가 나지 않기에

공여부로서 적합한 부위죠.

​

피판술의 수술 방법은

처음 손가락을 연결했을 때와 유사합니다.

​

우선 발가락에서 가져올 피부 위에

알맞은 크기로 디자인 하고

거기에 연결된 혈관, 신경을

조심히 분리해서 가져옵니다.

​

이 과정에서 생긴 빈 공간은

피부를 당겨서 꼬매주면

시간이 지난 후에는

별로 티가 나지 않을겁니다.

 

 

손가락으로 돌아와서는 역순으로

혈관, 신경 순서대로 먼저 이어주는데,

혈관은 0.5~1mm 내외라서

그냥 눈으로 보면서 수술할 순 없어요.

미세현미경을 사용해야합니다.

​

이 작은 혈관을

평균 6~8바늘 정도 꿰메야하다보니

의료진의 역량에 따라 결과 차이가 크겠죠.

​

혈관과 신경이 무사히 연결되면

마지막으로 피부를 꿰메주고 마무리합니다.

 

 

두 번의 큰 수술을 마치고 나면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상태가 됩니다.

​

이 과정을 쭉 따라오신 분들이 보기엔

기대에 못미치는 모양일 수 있지만,

​

기능적으로 생각한다면

손가락 끝마디가 없는 것과는

일상생활에서 큰 차이가 있을 겁니다.

​

손가락 끝에 무언가 닿는 감각을 느끼기에도,

떨어진 물건을 줍기 위해 섬세하게 움직이기에도

훨씬 수월한 삶일테니까요.

​

여러번 말씀드리긴 했지만,

수지 재접합술의 제 1 목적은

예쁜 손가락 모양보다는

손가락이 원래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죠.

​

하지만 수술 후 외관모양이 조금은 아쉽고

살아가면서 계속 신경쓰일 것 같다면

​

충분히 회복된 이후 성형술을 이용해

모양을 다듬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수부 전문의로서

가장 고난도의 수술을 꼽으라고하면

재접합 / 피판술 등의 미세 수술이라고 할 수 있지요.

​

수술자체의 어려움도 있지만

심적인 부담감도 엄청나거든요.

​

처음에는 '손가락을 붙일 수만 있다면'

생각하셨던 분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기능적 면과

외관적 모양에 아쉬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무사히 접합한다고 해도

기대에 못미치는 생김에 실망하는 환자도 있고,

​

노력하였으나 결국 괴사되어 절단하는 상황에서는

원망섞인 눈빛을 받기도 합니다.

​

이런 경우에는

환자분만큼이나 저도 많이 아쉽고 속상하죠.

​

​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가진 이 기술로

환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나은 삶을

살게 해드릴 수 있다면.

​

핑크빛 혈색이 돌 때까지

함께 맘졸이며 기다리고

​

회복이 잘 되고 있는건지

기대하며 물어오시는 환자분들을 생각하면

​

저 스스로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이 수술을

앞으로도 놓지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