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을 다쳐 3년 전에 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주먹이 쥐어지지 않는 환자를 만났습니다.
"손가락이 굽혀지지 않아요."
양손을 주먹 쥐어보게 하니
오른손은 꽉 쥐어지는데 반해
왼손은 펴진채 굽혀지지 않습니다.

원인 파악1
다쳤던 부위부터 살펴본다


원인 파악 2
손 전체를 보고 문제를 찾아본다

이제 나머지 손가락을 볼까요.
원인 파악 3
손가락의 문제를 찾아본다
수술 계획


손가락 구출유리술
힘줄, 관절에 들러붙은 인대를 떼어낸다

손가락에 엉겨붙은 힘줄과 인대를 정리하고
수술 중에 손가락을 이리저리 굽혀가며
움직임의 제한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관절이 못 움직이게 붙잡고 있는 구조물들을 풀어주고
들러붙은 조직들을 하나하나 떼어줬습니다.
절제 관절 성형술
부딪히는 뼈를 깎아 움직일 공간을 만든다

손등 쪽을 열어 충돌하는 뼈를 깎고
주변 조직들을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손바닥 쪽도 동일하게 진행했고요.
앞 뒤로 뼈를 깎아서 이제 덜 부딪힐 겁니다.
사진 상으로도 주변이 깔끔해지고
뼈 사이 공간이 확보된 게 보이지요.
유착박리술
조직에 들러붙은 힘줄과 근육을 떼어준다

예상대로 예전 수술 부위의 유착이 심했습니다.
힘줄과 근육을 다 분리한 뒤
다시 유착되지 않게 유착방지제를 뿌려두고 마무리했습니다.
수술후 관리
수술 후 아무는 상황에서는 깁스로 해당부위를 고정합니다.
상처가 다 아물 때까지 꼼짝않고 있어야할 것 같지만
2일 ~ 4일 이후,
피가 멎고 붓기가 빠지는 시점부터
물리치료와 운동을 시작합니다.
수술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열심히 움직이게 해요.
수술할 때 환자 분의 손을 굽혀가며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충분히 확보하지만
수술 후에 또 손을 안 쓰면 또 굳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어야죠.
수술후 4개월
* 수술 후 4개월 경과 영상 - 새 탭으로 열어집니다 (https://mblogvideo-phinf.pstatic.net/MjAyMzEyMTFfMjMx/MDAxNzAyMjczOTU3MzE2.eGiXm5eZIV1H36ix8U6hN21xyPbq1F0PMRl0iCyLfoEg.PVGLzkHvT2rEZEpE24eGgnd9zJI06W3j4-f_OckGr_og.GIF.os-hospital/%EC%8B%9C%ED%80%80%EC%8A%A4_03_-_(1x1)_5.gif?type=mp4w800)

이제 주먹을 쥘 수 있습니다.
펴는 동작에 뻣뻣함이 남아있지만
이 정도면 요리를 하고, 지퍼를 여닫고,
문자메세지를 쓸 수 있어요.
이후에도 꾸준히 움직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손가락도 조금씩 더 꺾고, 젖히고,
손목도 좀 더 꺾고 젖히는 운동을 해가며
가동 범위를 좀 더 늘려야 해요.
다시 구축되는 일이 없다면 오래 편히 손을 쓰실 겁니다.
+
수술했던 부위를 다시 수술하는 것을
리비전이라고 합니다.
같은 의사가 다시 수술하면 그나마 좀 낫지만
이번처럼 1,2차 집도의가 다른 경우
2차 집도의의 부담은 상당히 큽니다.
1차 수술 과정에서
안쪽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없거니와
유착도 많고, 재생 과정에서 생긴 변형도 있죠.
잘 해도 원래만큼 좋아지기 어렵지만
잘 하지 못하면
안 하니만 못하다고 원망을 듣는 것이 리비전 수술입니다.
그래서 많은 의사들이 리비전을 부담스러워하죠.
수술하고 다른 병원에서 재수술 상의를 하니
껄끄러워하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으시다면
대부분 이런 이유일 겁니다.
직장의 업무든, 무언가를 고치는 일이든
어중간하게 된 결과물을 받아 수습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지만
세상 일이란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기에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땐
누군가 수습을 잘 해야합니다.
저도 리비전이 쉽지 않지만
아픈 환자가 오만 병원을 전전하는 것이나
거절당하고 절망하는 것이 더 마음 불편해서
일단 환자가 나타나면 어떻게든 답을 찾으려 합니다.
동료 의사들과 상의하고, 밤에 혼자 책을 뒤적이고,
꿈에서도 수술을 하는 날을 살게 되더라도.
리비전을 기피하면서
제가 당신의 마지막 의사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