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사례

손가락이 안 굽혀져요 - 구축유리술, 유착박리술, 절제관절성형술

운영자

2026.04.22

 

팔을 다쳐 3년 전에 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주먹이 쥐어지지 않는 환자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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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가락이 굽혀지지 않아요."

​

​

양손을 주먹 쥐어보게 하니

오른손은 꽉 쥐어지는데 반해

왼손은 펴진채 굽혀지지 않습니다.

 

 

특정 손가락의 문제가 아니라

엄지에서 새끼손가락까지 전부 안 굽혀져요.

하나하나 원인을 찾아보도록 합니다.

 


 

 

 

원인 파악1

다쳤던 부위부터 살펴본다

 

3년 전에 팔을 다쳐 수술을 하셨다고 했죠.

그 부위부터 시작합니다.

 

 

엑스레이에 3년 전 다쳐서 뼈가 갈린 흔적이 보여요.

이 부위를 수술한 이후 한동안 팔을 쓰지 않으셨다고 하니

저 부위의 유착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Q. 유착이 뭔가요?

​

힘줄과 신경, 혈관들은 잘 정리된 전선처럼 뻗어가야 합니다.

근처에 있더라도 서로 들러붙지 않고

각자 형태를 잘 유지해야해요.

 

 

그러나 오래 쓰다보면, 자주 쓰다보면,

스멀스멀 망가지면서 서로 들러붙기 시작합니다.

너무 안 써도 마찬가지예요.

힘줄, 근육 등이 서로 엉겨붙으면

환자분처럼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들러붙는 것을 유착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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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붙은 것들을 잘 떼어주고

다시 들러붙지 않게 정리해주는 수술을

유착박리술 이라고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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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분의 팔에는 이 수술을 하기로 합니다.

이것으로 끝일까요. 아니죠.

 

 

 

원인 파악 2

손 전체를 보고 문제를 찾아본다

 

 

검지의 관절염이 심합니다.

뼈와 뼈 사이에는 공간이 있어야하는데

검지는 그 사이 공간이 심하게 좁아진 게 보이죠.

검지가 굽혀지지 않는 데에는 이것도 원인이 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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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손가락 관절을 통째로 인공관절로 바꾸거나

-현재의 관절을 최대한 다듬어 보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어느 쪽이든 지금보다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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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관절 치환술은 비쌉니다.

개인의 사정에 따라 비용이 장벽이 되죠.

다행히 다른 선택지가 있으니

우리는 부딪히는 뼈을 최대한 다듬어

최대한 오래 쓸 수 있게 해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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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깎아내어 관절부를 다듬는 수술, 이것을

절제 관절 성형술이라고 하죠.

검지 관절에는 이 수술을 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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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나머지 손가락을 볼까요.

 

 

 

원인 파악 3

손가락의 문제를 찾아본다

 

검지 뿐 아니라 3.4.5 손가락도 안 굽혀지죠.

엑스레이상 관절과 뼈의 특별한 문제는 보이지 않아요.

그러나 손을 오래 쓰지 않은터라

구축이 있으리라 쉬이 예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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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구축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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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모든 부위는 적당한 움직임과 자극이 필요합니다.

오래 쓰지 않는 부위는 굳어요.

오래동안 안 쓰고 방치한 고무줄이 탄성을 잃고 딱딱해지듯

근육과 힘줄, 인대도 수축하고 뻣뻣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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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조직이 뻣뻣해지면

사지가 구부러진채 움직이지 않거나

특정 방향으로 움직여지지 않는데

이것을 구축이라고 합니다.

심해지면 관절강직까지 이르게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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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에는

수축하고 뻣뻣해진 채 관절을 꽉 잡고 있는 인대와 힘줄을 풀어

관절이 움직일 수 있게 합니다.

이것을 구축유리술 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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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어서 꿈쩍하지 않는 3.4.5번 손가락은

구축유리술로 풀어볼 생각입니다.

 

 

 

수술 계획

 

 

3.4.5 손가락 -> 2 손가락 -> 팔 의 순서로,

1시간 정도 예상하고 팔 마취로 진행합니다.

전신마취에 비해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마취로 인한 리스크도 덜하기 때문에

저는 부분마취를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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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준비는 끝났습니다.

 

 

 

 

 

손가락 구출유리술

힘줄, 관절에 들러붙은 인대를 떼어낸다

 

 

손가락에 엉겨붙은 힘줄과 인대를 정리하고

수술 중에 손가락을 이리저리 굽혀가며

움직임의 제한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관절이 못 움직이게 붙잡고 있는 구조물들을 풀어주고

들러붙은 조직들을 하나하나 떼어줬습니다.

 

 

 

절제 관절 성형술

부딪히는 뼈를 깎아 움직일 공간을 만든다

 

 

손등 쪽을 열어 충돌하는 뼈를 깎고

주변 조직들을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손바닥 쪽도 동일하게 진행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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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뒤로 뼈를 깎아서 이제 덜 부딪힐 겁니다.

사진 상으로도 주변이 깔끔해지고

뼈 사이 공간이 확보된 게 보이지요.

 

 

 

유착박리술

조직에 들러붙은 힘줄과 근육을 떼어준다

 

 

예상대로 예전 수술 부위의 유착이 심했습니다.

힘줄과 근육을 다 분리한 뒤

다시 유착되지 않게 유착방지제를 뿌려두고 마무리했습니다.

 


 

수술후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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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아무는 상황에서는 깁스로 해당부위를 고정합니다.

상처가 다 아물 때까지 꼼짝않고 있어야할 것 같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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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 4일 이후,

피가 멎고 붓기가 빠지는 시점부터

물리치료와 운동을 시작합니다.

수술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열심히 움직이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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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할 때 환자 분의 손을 굽혀가며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충분히 확보하지만

수술 후에 또 손을 안 쓰면 또 굳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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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후 4개월

* 수술 후 4개월 경과 영상 - 새 탭으로 열어집니다 (https://mblogvideo-phinf.pstatic.net/MjAyMzEyMTFfMjMx/MDAxNzAyMjczOTU3MzE2.eGiXm5eZIV1H36ix8U6hN21xyPbq1F0PMRl0iCyLfoEg.PVGLzkHvT2rEZEpE24eGgnd9zJI06W3j4-f_OckGr_og.GIF.os-hospital/%EC%8B%9C%ED%80%80%EC%8A%A4_03_-_(1x1)_5.gif?type=mp4w800)

 

 

이제 주먹을 쥘 수 있습니다.

펴는 동작에 뻣뻣함이 남아있지만

이 정도면 요리를 하고, 지퍼를 여닫고,

문자메세지를 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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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꾸준히 움직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손가락도 조금씩 더 꺾고, 젖히고,

손목도 좀 더 꺾고 젖히는 운동을 해가며

가동 범위를 좀 더 늘려야 해요.

다시 구축되는 일이 없다면 오래 편히 손을 쓰실 겁니다.

 


 

+

수술했던 부위를 다시 수술하는 것을

리비전이라고 합니다.

같은 의사가 다시 수술하면 그나마 좀 낫지만

이번처럼 1,2차 집도의가 다른 경우

2차 집도의의 부담은 상당히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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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수술 과정에서

안쪽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없거니와

유착도 많고, 재생 과정에서 생긴 변형도 있죠.

잘 해도 원래만큼 좋아지기 어렵지만

잘 하지 못하면

안 하니만 못하다고 원망을 듣는 것이 리비전 수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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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많은 의사들이 리비전을 부담스러워하죠.

수술하고 다른 병원에서 재수술 상의를 하니

껄끄러워하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으시다면

대부분 이런 이유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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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업무든, 무언가를 고치는 일이든

어중간하게 된 결과물을 받아 수습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지만

세상 일이란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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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지 않았을 땐

누군가 수습을 잘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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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리비전이 쉽지 않지만

아픈 환자가 오만 병원을 전전하는 것이나

거절당하고 절망하는 것이 더 마음 불편해서

일단 환자가 나타나면 어떻게든 답을 찾으려 합니다.

동료 의사들과 상의하고, 밤에 혼자 책을 뒤적이고,

꿈에서도 수술을 하는 날을 살게 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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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전을 기피하면서

제가 당신의 마지막 의사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