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례는 복잡한 고관절 골절에 복잡한 수술을 진행했던 사례입니다.
현실의 고관절 골절은 이렇게 복합적일 때가 많아요.
지난 겨울, 넘어진 뒤 걷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여
타지역에서 응급이송되어 오신 환자 R씨입니다.

대전자가 분쇄골절 되었고 대퇴경부 바닥이 부러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간단히 그려보자면

이런 식으로 복잡하게 골절되었다는 얘기죠.
이런 복잡한 고관절 골절은 인공관절로 교체를 생각해볼 수 있으나
환자가 젊어서 최대한 본인의 뼈와 관절을 살리기로 했어요.
골절된 뼈를 고정시켜 잘 붙여볼 생각입니다.
수술계획

화면상의 우측 대퇴골에 비해 좌측은 여기저기 찢어진 것처럼 보이죠.
이게 CT로 확인할 수 있는 골절의 상태입니다.
뼈를 고정시킬 때 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뼈 내부에 금속정을 넣고 고정
2) 바깥쪽에 금속판을 대고 고정
1의 방법으로 금속정을 이용하면
대퇴골에서 구멍을 뚫고 대전자까지 쭉 들어가게 한 뒤
나사를 박아 금속정을 고정합니다.
이 환자분은 대전자 부분이
뼈조각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조각이 난 상태였습니다.
금속정이 목적한 자리까지 잘 들어갈 수 있을지,
들어간다한들 주변과 탄탄히 고정시킬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죠.
2의 방법을 생각해 보지만
그러기엔 이 환자분은 골절 부위가 많고 복잡합니다.
다양한 골절 부위를 한꺼번에 고정할 수 있는 금속판은 거의 없어요.
1도 2도 여의치 않은 상황, 고관절 수술 중에서도 복잡한 케이스입니다.
이번 수술에서 제가 결정한 방법은,
대전자와 그 주변 근육을 와이어로 묶어서
전체적인 형태를 먼저 고정한 뒤 금속정을 넣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림으로 보자면 이렇게.

실제로 수술한 모습은 이렇습니다.

조각난 부분들을 와이어로 고정하는 과정

이후 탄탄하게 금속정으로 고정하고 수술은 무사히 끝났습니다.
+
드라마에서 수술실에서 나온 의사가
수술이 잘 끝났습니다, 라고 말하면 모두 환호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나지요.
그러나 아직 의사에겐 아직 해피엔딩이 아닐 겁니다.
큰 숨을 돌렸을 뿐,
그날 밤과 그 다음 날, 그렇게 매일을 지켜보며
해피엔딩을 기다리는 시간이 시작될 뿐.
환자는 연세에 비해 뼈가 약한 편이고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큰 문제 없이 계획대로 수술을 마쳤으나 약해진 뼈가 잘 붙을 수 있을지,
스스로 걸을 수 있을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수술 4주 후 진료받으러 오셨을 때
보행보조기를 잡고 두 발로 살살 걸어오시는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질만큼 반가웠던 건 아마도 이런 이유였겠지요.
한 달 더 지나자 지팡이를 짚고 걸어오셨습니다.
다리에 힘도 들어가고 상처도 깨끗해서 별 문제 없이 회복하실 터.
아마 한 달이 더 지날 즈음엔
보조기구 없이 잘 걷게 되시리라 예상합니다.
그 때가 아마 저의 해피엔딩이겠죠.

⚠️이 글은 특정 수술의 효과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환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의학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수술 경과 및 결과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