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환자를 하루에도 여러 명 만나는데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통풍발작이 찾아오면 절뚝이며 병원을 찾으시지만
통증이 사라지면 약을 드시지 않는 환자분이 많아요.
통풍 환자와 이야기하다보면
환자와 의사가 느끼는 무게감의 크기가 몹시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심각하게 느끼는 까닭은
통풍 후반에 나타나는 증상들을 수술실에서 마주하기 때문이겠죠.
통풍 환자의 대부분은
통풍 때문에 수술받을 일이 있으리란 생각을 않을 겁니다.
이 병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잘 알지 못해서겠죠.
외관으로 봐도 통풍이구나 알 수 있을 만큼 심각한
T씨의 사례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여기저기 통풍성 결절이 튀어나와있고
통증이 극심한 상태였습니다.
양쪽발로 서 있을 수조차 없어서 휠체어를 타고 오셨습니다.
걷지 못하시고, 앉아있어도 아파하셨어요.
단순히 요산 수치가 높을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하고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주사치료도 병행하지만,
이처럼 심하게 진행되어
관절의 손상이 예상되고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땐
수술로 결절을 제거하고
손상 받은 관절과 뼈 부위에 대한 조치를 취합니다.

노랗게 표시한 부분이 통풍 결절입니다.
수술로 제거하기는 하나
통풍결절은 돌처럼 똑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찐득한 수제비 반죽처럼 관절과 조직 사이에 얼기설기 끼어있어
깔끔하게 잘라낼 수도, 흔적 없이 떼어낼 수도 없습니다.
신경과 혈관까지 엉겨붙어 있는 부위들도 있어서
완벽히 제거하려 파고들다가는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큰 덩이들만 툭툭 털어주는 느낌으로 떼어낼 뿐
결절이 없던 것처럼 제거할 수 없습니다.
수술 후 변화와 관리
수술 후에도 복구되지 않는 것들

불거져있던 결절들이 일부 제거된 게 보이죠.
통증은 처음보다 줄어들 것이고 이것이 끝이면 좋겠지만
통풍결절이 물리적으로 자리를 차지하여
여기저기 튀어나오고 아픈 것이 문제의 전부가 아닙니다.
뼈가 녹고 힘줄이 녹고
연골이 녹는다는 게 더 심각한 일이죠.
통풍결절이 붙어있는 자리는
녹슨 못처럼 서서히 망가집니다.

촘촘해야 할 뼈조직이 얼기설기 약해져있고
연골이 아예 녹아 없어진 부분도 보입니다.
Q. 결절을 떼어내면 녹은 부분도 괜찮아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통풍으로 인한 손상은 비가역적이며
한번 일어난 변형은 복구되지 않습니다.
뼈는 다시 차오르지 않고 연골손상도 회복이 거의 불가능해요.
그러나 이것도 문제의 전부는 아닙니다.
발의 통증으로 통풍을 진단받는 환자가 많은 것은
그것이 통풍 초기 증상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통풍은 혈액의 병이고, 전신에 발병하는 병입니다.
혈액 내에 요산농도가 높아지면
요산결정이 여기저기 쌓이는 병이 통풍인데,
초반에는 관절이나 힘줄 조직에 쌓입니다.
보통은 순환이 좋지 않은 하반신,
즉 발이나 무릎, 발목 등에 먼저 나타날 뿐입니다.
이 상태에서 요산농도가 조절되지 않으면
혈액 내에 넘쳐나는 요산이 결국
혈액이 닿는 모든 장기에 영향을 줍니다.
심장에도, 혈관에도, 신장에도, 뇌에도.
그래서 통풍의 합병증은
심장질환, 신장질환, 동맥경화, 중풍 등의 다양한 형태로
전신에 나타날 수 있어요.
Q. 전신의 병인데 결절만 떼어내는게 의미가 있나요?
통풍 결절을 제거하는 까닭은
이 정도로 통풍결절이 생겨 있으면
신발을 신기 어려울만큼, 거동이 힘들만큼 통증이 극심하기 때문입니다.
큰 결절을 제거하면
수술 전보다 통증이 줄어들고 생활이 덜 불편하지만
수술은 통풍치료의 끝이 아닙니다.
이후 반드시 통풍약을 복용하고 식이를 조절해야 해요.
+
수술하는 의사로서
수술 이후 나아진 삶을 모든 환자에게 바라지만
세상에 그런 수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늘 안타까움을 느끼는 수술이
절단과 통풍에 관한 수술입니다.
여기까지 올 일이 없었으면 좋았을텐데, 싶어
늘 조금씩 속상함이 남아요.
젊은 통풍 환자를 점점 자주 만나게 됨에 마음이 무거운 요즘입니다.

⚠️이 글은 특정 수술의 효과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환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의학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수술 경과 및 결과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