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는 늘 의료인에게 화살처럼 돌아오는 말입니다.
환자에게는 안 심각해보이나 의료인에게는 심각해보이는 증상을 두고
특히 과잉진료라고 느끼기 쉽겠지요.
어린이의 수술은 특히 그렇습니다.
피가 심하게 나는 것도 아니고 엑스레이상 심하게 부러져 보이지도 않는데
왜 이 작은 아이에게 수술을 말하는가, 과잉진료 아닐까,
그렇게 중한 상황이라면 큰 병원 가봐야하는게 아닐까,
보호자는 여러모로 불안해지죠.
오늘 이야기할 사례가 이런 경우입니다.
피도 안 나고 엑스레이상 심하게 나빠보이지 않는데
수술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게 되는 사례.
뷸안하여 큰 병원에 갔다가 여러 검사 끝에 다시 돌아오는 사례,
예민하게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워
의사의 경험치와 노련함을 요구하는 사례.
"놀다가 발가락이 꺾인 뒤 피멍들고 아파해요."

아이들이 발차기를 하거나 축구를 하다가, 혹은 집안에서 놀다가
발가락이 뒤로 꺾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신발을 신지 않고 맨발 상태로 꺾인 경우
발가락이 뒤로 꺾이면서 골절이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어른은 이럴 경우 뚝 부러지면서 골절 부위가 잘 나타나지만
아이들의 경우는 얘기가 좀 다르죠.

아이들의 발가락이 뒤로 꺾이면서 골절이 되면
관절 원위부 성장판도 같이 꺾이면서
발톱 밑살이 그 아래로 끼어들어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렇게 성장판 손상이 일어나죠.
엑스레이를 찍어볼 땐
성장판 부근의 공간 여유가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에
반대쪽 발도 찍어서 비교하며 봅니다.


좌측과 비교했을 때 우측의 벌어짐 정도가 더 큰 게 보이죠.
꺾이면서 성장판을 다쳤다, 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발톱 부근에 피멍이 들어있었죠. 염증의 조짐도 보이고요.
안쪽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수술 없이 고정만 해둔다면
염증이 심해질 가능성, 뼈가 한 쪽으로만 자랄 가능성,
혹은 뼈가 성장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외관상 골절로 보이지 않으나
이런 경우는 개방성 골절에 준하여 치료하고
해당 부위를 열어서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미래의 문제를 막아볼 수 있도록 계획을 잡습니다.
수술
발톱을 제거하고 안쪽 상황을 살핍니다.
역시나 성장판 사이에 발톱 밑살이 끼어있어요.
수술 없이 치료할 경우 발톱 밑살이 박혀있는 채로 회복되기 때문에
성장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

1) 찢어진 조직들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2) 끼어있는 부분을 빼내고
3) 성장판을 제자리에 위치시킨 뒤 핀으로 고정하고
4) 발톱 밑살을 다듬어서 봉합하고
5) 빼두었던 발톱을 원래대로 얹어 봉합하면
수술은 끝납니다.
수술 자체가 복잡하지는 않아요.
대부분 수술은 20분 전후로 끝나고 전신마취를 요하지도 않습니다.
골절과정에서 성장판도 손상되었다고 했는데,
수술하면 문제없이 자랄 수 있나요?
성장판 사이에 조직이 낀 채 성장한다면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나
깨끗하게 세척하여 붙여놓았기 때문에
웬만큼 회복하여 자리를 찾아가게 될 겁니다.
골절 이전처럼 아무 문제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자라는데 큰 문제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복의 시간
수술 시 고정해둔 핀은 골절이 유합되는 3~4주 이후에,
발톱 및 피부를 봉합한 실밥은 2~3주 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수술 시 뺐다가 다시 끼워둔 발톱은
3주 정도 경과한 뒤 제거할 수 있습니다.
수술 후 인공발톱이나 본인의 발톱을 끼워놓는 것은
살끼리 달라붙지 않도록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함이예요.
뺐다가 다시 끼운 발톱은 더이상 성장하지 않기 때문에
새 발톱이 자라나오는 시점에서 제거해줍니다.
+
진료실에서 반드시 하는 질문 중에는
어떻게 다쳤느냐,에 대한 것이 있습니다.
의례적 질문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공 차다가 발가락이 꺾였어요,라는 답을 들으면
성장판 손상을 염두에 두고 해당부위를 더 면밀히 보게 되는 거죠.
많은 보호자들이 더 많은 검사 후에
더 많은 결과지를 보고 싶어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수많은 검사 전에 알아차릴 수 있는 눈과
말 한마디를 듣고 염두에 둘 수 있는 경험치가
의사에게 있다면
아이가 CT와 MRI를 찍을 일이 줄어들겠죠.
어리고 기대수명이 길어
방사선 피폭에 민감한 소아환자에게
의료인이 배려해야하는 지점에는 이런 형태의 것도 있음을.
의례적으로 들릴지 모를 질문과
과잉진료처럼 들릴지 모를 진단의 뒤에는
소리내어 말하여지지 않는 이런 생각도 있음을
한 번쯤 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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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특정 수술의 효과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환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의학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수술 경과 및 결과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